퇴행성 관절염, 등산과 밭일 해도 되는지
그만둬야 하는지 물어보시는 분들께
무릎 관절염 진단을 받으시면 이런 질문이 따라옵니다.
"그럼 등산은 이제 못 하나요?" "밭일은 어떻게 해요?"
"무리하지 마세요"라는 답만 듣고 나오시면 무엇이 무리인지 모른 채 다 그만두시게 됩니다. 그런데 앞서 무릎 연골, 닳으면 정말 돌아오지 않을까에서 말씀드린 대로, 안 쓰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동작이 실제로 부담이 큰지, 그리고 그래도 이어가시려면 무엇을 바꾸시면 되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만두는 것보다 방식을 바꾸고 쉴 때 관리하시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활동을 조절하시기 전에 진료를 받으십시오
- 무릎이 붓고 열이 나면서 붉게 변한 경우
-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도 굽혀지지도 않고 걸린 느낌이 나는 경우
- 체중을 전혀 실을 수 없는 경우
- 걷다가 무릎이 꺾이거나 힘이 빠져 넘어진 적이 있는 경우
- 다치거나 접질린 뒤 통증이 시작된 경우
- 밤에 가만히 있을 때도 아픈 경우
네 번째는 낙상 위험과 직결됩니다. 등산이나 밭일을 이어가실지 판단하기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무릎에 실리는 부담은 동작마다 다릅니다
평지를 걷는 것과 계단을 오르는 것, 내리막을 걷는 것은 무릎에 실리는 힘이 각각 다릅니다.
연구에서 정리된 내용을 옮기면 이렇습니다.
| 동작 | 무릎 부담 |
|---|---|
| 평지 걷기 | 기준 |
| 계단 오르기 | 걷기보다 큼. 통증이 가장 심한 동작 |
| 계단 내려오기 | 걷기와 함께 부하가 가장 큰 편 |
| 내리막 걷기 | 체중의 세 배까지 실린다는 보고 |
| 쪼그려 앉기 | 굽힘 각도가 커질수록 급격히 증가 |
| 무거운 것 들고 계단 오르기 | 짐 없이 오를 때보다 뚜렷하게 증가 |
여기서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올라가는 것과 내려오는 것이 다릅니다. 계단이나 산을 오를 때는 통증이 더 심한 반면, 내려올 때 관절에 실리는 힘 자체는 더 큽니다. 그래서 "올라갈 때는 괜찮은데 내려올 때 힘들다"는 말씀이 흔합니다.
둘째, 짐을 드는 것이 부담을 크게 늘립니다. 13.6킬로그램을 들고 계단을 오를 때 무릎 안쪽에 실리는 힘이 뚜렷하게 커지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계단 자체보다 짐이 더해질 때가 문제입니다.
밭일에서 특히 조심하실 것
농사일이 무릎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가 있습니다. 직업적으로 무릎을 많이 쓰는 사람들의 관절염 위험을 정리한 문헌 고찰입니다.
여기서 위험 요인으로 꼽힌 것들입니다.
- 무거운 것을 반복해서 들기
- 무릎을 꿇는 자세
- 계단이나 사다리를 자주 오르내리기
- 쪼그려 앉거나 무릎 꿇은 자세에서 무거운 것을 드는 것
마지막 항목이 가장 강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밭일에서 가장 흔한 자세입니다. 쪼그려 앉아 김을 매고, 그 자세로 뭔가를 들어 올리고, 다시 옮기는 동작이 반복됩니다.
등산보다 밭일이 무릎에 더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등산은 며칠에 한 번이지만 밭일은 철이 되면 매일, 하루 종일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그만두시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역시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결론은 앞의 내용과 맞지 않습니다.
2025년에 발표된 검토 논문에서, 여러 체계적 문헌고찰을 종합한 결과 운동치료가 무릎 연골의 구조나 질을 해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오히려 임상가들이 환자분들의 이런 오해를 풀어드려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그리고 안 움직이시면 근육이 줄고, 근육이 줄면 무릎이 받는 부담이 오히려 커집니다.
등산과 밭일은 운동이 아니라 부하가 큰 활동이라는 점에서 다르긴 합니다. 다만 "부담이 크니 아예 하지 마라"와 "부담을 줄여서 하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밭일은 그만두실 수 있는 성격의 일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생계가 걸려 있거나, 평생 해온 일이거나, 그것 말고는 할 일이 없으신 경우입니다.
제가 일하던 곳도 그랬습니다. 차로 10분만 나가면 논밭이 펼쳐지는 시골이었고, 밭일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이었습니다. 그분들께 밭일은 그만둘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철이 되면 하셔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꼭 쉬시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 마시라는 말씀은 어차피 지켜지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연세가 있으실수록 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젊을 때보다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일을 하셔도 그다음이 다릅니다.
부담을 줄이는 방법
등산이나 산책을 하실 때
내리막이 더 부담됩니다. 올라갈 때 괜찮았다고 같은 길로 내려오시면 무릎이 힘들어집니다.
- 등산 스틱을 쓰시면 무릎에 실리는 힘을 팔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내려오실 때는 보폭을 줄이고 천천히 디디십시오
- 계단보다 완만한 경사로가 있으면 그쪽으로 가십시오
- 배낭 무게를 줄이십시오. 짐이 더해지면 부담이 늘어납니다
밭일을 하실 때
쪼그려 앉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낮은 의자나 작업용 방석을 쓰시면 무릎 굽힘 각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 무릎을 꿇으셔야 할 때는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십시오
- 한 자세로 오래 있지 마시고 중간에 일어나 펴 주십시오
- 무거운 것은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들지 마시고, 일어선 뒤에 드십시오
- 한 번에 많이 들지 마시고 나눠서 옮기십시오
마지막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쪼그려 앉은 자세 + 무거운 것 들기의 조합이 가장 강한 위험 요인이었습니다.
일이 끝난 뒤에
앞에서 말씀드린 "쉴 때 관리"가 이 부분입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 일이 끝나면 다리를 올려두고 쉬십시오. 앉거나 누우실 때 발을 심장보다 높게 두면 부기가 덜 남습니다
- 무릎이 부었다면 그날은 더 걷지 마십시오
- 다음 날 일정을 조절하십시오. 이틀 연속 무리하시면 회복할 틈이 없습니다
- 통증이 있는 날 무릎을 세게 주무르지 마십시오
한 번에 몰아서 하지 않는 것도 관리입니다. 하루에 다 끝내려고 하시면 그날은 되지만 며칠을 앓게 됩니다. 나눠서 하시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많이 하시게 됩니다.
공통으로
다음 날 아침을 기준으로 삼으십시오. 활동한 다음 날 무릎이 더 아프고 부어 있다면 그날의 양이 과했던 것입니다. 그 정도를 기억해두시고 조절하시면 됩니다.
무릎에 물이 차는 것에 대해서는 무릎 통증, 시큰거리다 갑자기 힘이 빠지는 이유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근육을 먼저 채우시는 편이 낫습니다
부담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받아낼 힘을 기르는 것이 더 근본적입니다.
허벅지 근육이 있으면 관절이 받는 충격을 대신 흡수해줍니다. 근육이 약하면 그 충격이 그대로 관절로 갑니다.
그래서 등산이나 밭일을 이어가시려면 근력 운동을 함께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하실지는 무릎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평가를 받아보시고 정하십시오.
진료받으실 때 이 네 가지를 전달해 주세요
- 하시는 활동을 구체적으로 — "등산 좀 한다"가 아니라 "한 달에 두세 번, 두 시간 정도"
- 밭일을 하신다면 어떤 작업인지 — 쪼그려 앉는 시간, 드는 무게
- 언제 가장 아픈지 — 활동 중인지, 다음 날인지
- 부은 적이 있는지 — 있다면 어떤 활동 뒤였는지
2번을 꼭 말씀하십시오. 밭일이라고만 하시면 어느 정도인지 전달이 안 됩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 며칠 이어가시는지가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리고 그만둘 수 없는 일이라면 그 사정도 말씀하십시오. "하지 마세요" 대신 "그러면 이렇게 해보세요"라는 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오늘 내용 정리
- 계단 오르기는 통증이, 내려오기와 걷기는 관절 부하가 큰 편입니다
- 내리막에서는 체중의 세 배까지 실린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짐을 들고 오르내리면 부담이 뚜렷하게 늘어납니다
-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무거운 것을 드는 조합이 가장 강한 위험 요인입니다
- 다만 운동이 연골을 해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그만두는 것보다 방식을 바꾸고 근육을 채우는 쪽이 낫습니다
- 활동한 다음 날 아침 상태를 기준으로 양을 조절하십시오
- 그만두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면, 일하는 방식과 쉴 때 관리에 집중하십시오
이런 증상이 있으시면 지체하지 마시고 병원으로 가세요
-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급격히 둔해지는 경우
-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
- 외상 이후 통증이 시작된 경우
- 발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를 동반한 통증
- 밤에 누워 있을 때 오히려 심해지는 통증
-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
참고문헌
- Jensen LK. Knee osteoarthritis: influence of work involving heavy lifting, kneeling, climbing stairs or ladders, or kneeling/squatting combined with heavy lifting. Occup Environ Med. 2008;65(2):72-89.
- Knee loading and joint pain during daily activities in people with knee osteoarth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2025.
- Medial knee joint loading during stair ambulation and walking while carrying loads. Clin Biomech. 2012.
- Exercise Therapy "Wears Down" My Knee Joint: Myth or Reality? J Orthop Sports Phys Ther. 2025;55(7):463-467.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과 적절한 대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건강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신 후 내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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