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 40~60대가 가장 많이 진료받는 것들
근골격계 질환, 나이대별로 무엇이 언제 시작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 드니까 여기저기 다 아파요." 흔한 말이지만, 실제로 몇 살부터 무엇이 아파지는지를 숫자로 확인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하는 근골격계 관련 통계에서 40대·50대·60대 자료를 직접 내려받아 분석해 봤습니다. 2025년 기준이고, 2023년 자료까지 함께 들어 있어 3년간의 변화도 볼 수 있었습니다.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가정의학과 의원에서 5년을 보냈습니다. 그때 오시던 분들 중 50대 이후 여성 환자가 유독 많다는 인상을 오래 갖고 있었습니다. 그저 제가 있던 곳의 특성이었는지, 아니면 실제로 그런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데이터를 열어보니, 그 인상은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심평원 공개 자료를 직접 내려받아 정리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opendata.hira.or.kr)에서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자료입니다. 두 가지를 사용했습니다.
- 다빈도질병 통계 — 연령 10세 구간별로 환자 수가 많은 상위 50개 상병을 보여줍니다. 입원과 외래를 나눠서 조회했습니다.
- 질병 세분류(4단 상병) 통계 — 특정 질병 코드를 지정해 성별·연령별 환자 수를 볼 수 있습니다.
읽기 전에 알아두실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이 통계는 '주상병' 기준입니다. 의료기관이 진료비를 청구할 때 대표로 적은 진단명이라, 환자가 실제로 가진 문제와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여러 곳이 아파도 하나만 기록됩니다.
둘째, 상위 50위까지만 나옵니다. 순위 밖으로 밀린 질환은 이 자료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족저근막염이나 방아쇠수지처럼 흔한 질환들이 여기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셋째, 인구 보정이 안 된 실제 환자 수입니다. 그래서 남녀 인구가 거의 비슷한 40~60대만 비교했습니다. 70대 이상은 여성 인구 자체가 훨씬 많아 비율이 왜곡되므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60대는 외래 진료 다섯 번 중 한 번이 근골격계입니다

외래 상위 50개 상병 중 근골격계 질환의 개수입니다.
- 40대 — 7개, 전체 환자의 11.5%
- 50대 — 11개, 16.8%
- 60대 — 13개, 20.8%
나이가 들수록 계단식으로 올라갑니다. 60대는 외래 진료 다섯 번 중 한 번이 근골격계 문제라는 뜻입니다.
진료비로 보면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60대 외래에서 근골격계는 환자 수로는 20.8%인데, 진료비로는 29.0%를 차지합니다. 환자 한 명당 비용이 더 든다는 뜻이고, 그만큼 오래 끄는 질환이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어깨는 50대에, 무릎은 60대에 몰립니다

주요 질환별 외래 환자 수입니다.
등통증은 전 연령에서 압도적입니다. 40대 90만 명, 50대 111만 명, 60대 125만 명으로, 세 연령대 모두 전체 상병 중 4위입니다.
어깨병변은 40대 36만 명에서 50대 62만 명으로 뛴 뒤, 60대에는 67만 명으로 완만해집니다. 50대에 집중되는 셈입니다.
무릎관절증은 양상이 다릅니다. 40대에는 상위 50위 안에 아예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다 50대 54만 명(17위), 60대 120만 명(6위)으로 뜁니다. 10년 사이 2.2배입니다.
골다공증은 60대에 처음 등장합니다. 50.2만 명(24위)인데, 증가율이 3년간 +6.9%로 근골격계 중 가장 빠릅니다.
정리하면 어깨는 50대에, 무릎과 골다공증은 60대에 본격화됩니다. 같은 근골격계라도 찾아오는 시점이 다릅니다.
60대 상위 50개 상병 중 13개가 근골격계였습니다

60대 외래 상위 50개 상병 중 근골격계 13개를 모두 정리한 것입니다. 등통증과 무릎관절증이 나란히 120만 명대로 앞서고, 그 뒤로 어깨병변·척추병증·골다공증이 따라옵니다.
입원은 뚜렷이 줄고, 외래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3년간 변화를 보면 입원과 외래가 다르게 움직입니다.
| 연령 | 외래 | 입원 |
|---|---|---|
| 40대 | −1.9% | −10.7% |
| 50대 | −1.5% | −7.4% |
| 60대 | +1.3% | −1.3% |
근골격계 입원이 뚜렷하게 줄고 있습니다. 특히 40대는 3년 만에 10% 넘게 감소했습니다. 반면 외래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감소폭이 5~6배 차이 납니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들립니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있는 병원에서도 입원 환자가 줄고 있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다만 저는 이 숫자의 원인을 안다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 시기에 실손보험 제도에도 변화가 있었고, 인구 구조도 계속 달라지고 있으며, 진료 관행 자체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수술 대신 보존적 치료를 택하는 흐름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가려낼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입원이 외래보다 훨씬 빠르게 줄고 있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을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어깨와 허리의 남녀 비율은 40~50대에 뒤집힙니다

처음에 확인하고 싶었던 그 부분입니다. 세부 질환 세 가지의 여성 대비 남성 환자 수입니다.
| 연령 | 오십견 | 회전근개증후군 | 척추관협착증 |
|---|---|---|---|
| 30대 | 0.67 | 0.54 | 0.62 |
| 40대 | 1.13 | 0.86 | 0.82 |
| 50대 | 1.35 | 1.13 | 1.18 |
| 60대 | 1.31 | 1.21 | 1.50 |
(숫자는 여성 환자 수 ÷ 남성 환자 수. 1.0이면 남녀 동수)
30대까지는 세 질환 모두 남성이 1.5~2배 많습니다. 그런데 40~50대를 지나며 뒤집힙니다. 60대 척추관협착증은 여성이 남성의 1.5배입니다.
부위도 기전도 다른 세 질환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다만 자세히 보면 차이도 있습니다. 오십견이 가장 빠릅니다. 40대에 이미 넘어가는데, 회전근개와 협착증은 50대에 넘어갑니다. 그리고 60대에서 갈라집니다. 오십견은 1.35에서 1.31로 꺾이는 반면, 협착증은 1.18에서 1.50으로 계속 벌어집니다. 오십견은 특정 시기에 몰렸다 지나가고, 협착증은 계속 쌓이는 질환이라는 차이로 보입니다.
해석은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시기가 폐경과 겹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자료만으로 원인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여성이 통증에 더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경향, 직업과 가사노동의 차이 등 다른 요인도 섞여 있습니다. 여기서는 "폐경 시기와 겹친다"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주제로 진행된 연구가 있습니다.
미국 듀크대학 연구진은 어깨 통증으로 내원한 폐경 이후 45~60세 여성 약 2,000명의 진료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은 쪽에서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이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이 뼈의 성장과 염증 조절, 결합조직 유지에 관여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 연구는 후향적 관찰 연구입니다. 호르몬 치료가 오십견을 예방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은 아니며, 연구진 스스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호르몬 치료 여부는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해 결정할 문제이므로, 이 내용을 근거로 치료를 시작하거나 중단하지 마시고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하나입니다. 50대 이후 여기저기 아파지는 것이 나이 탓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많이 청구되는 코드가 가장 모호한 코드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등통증(M54)은 세 연령대 모두 외래 4위로 압도적입니다. 그런데 이건 진단명이 아니라 증상 코드입니다. "등이나 허리가 아프다"는 상태를 가리킬 뿐, 원인이 무엇인지는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코드 안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근육이 뭉쳐서 아픈 사람, 디스크 초기인 사람, 아직 원인을 못 찾은 사람, 검사를 다 했는데 특별한 소견이 없는 사람이 한 칸에 들어갑니다.
즉, 가장 많이 청구되는 코드가 가장 모호한 코드입니다.
이 점을 모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앓는 근골격계 질환은 요통"이라는 식으로 읽게 되는데, 정확하게는 **"가장 많이 청구되는 상병 코드"**입니다. 통계를 볼 때 이 차이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꽤 다릅니다.
같은 등통증이라는 진단명을 받고 오셨는데, 막상 살펴보면 접근이 전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분은 오래 앉아 계시는 것이 문제이고, 어떤 분은 반대로 계속 서서 일하시는 것이 원인입니다. 진단명은 같아도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 다릅니다.
통계에는 없지만 진료실에는 있는 분들
마지막으로, 이 데이터의 가장 큰 한계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청구 통계에는 병원에 온 사람만 잡힙니다. 참고 견디는 분, 나이 탓이라 여기고 넘기는 분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습니다.
제가 일하던 곳에는 수술을 받고도 통증이 남아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통계에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수술 건수는 기록되지만, 수술 이후에도 남은 불편함은 다른 코드로 흩어지거나 아예 잡히지 않습니다. **"수술은 잘 됐다는데 왜 아직 아프냐"**는 질문을 안고 오시는 분들이 데이터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셈입니다.
제가 있던 곳에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신 분들이 특히 많이 오셨습니다. 무릎에 물이 차서 빼시는 분들도 자주 뵈었습니다.
그런데 수술 직후에 오시는 것이 아닙니다. 대개 2~3년쯤 지난 뒤에 오십니다. 그리고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거의 비슷합니다.
"도저히 참다가 안 돼서 왔어요."
그 사이의 시간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습니다. 수술 건수는 통계에 남지만, 수술이 끝난 뒤 2~3년 동안 조금씩 불편해지다가 결국 참지 못하게 되는 과정은 어느 숫자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숫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디가 아픈가"가 아니라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가"**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그 차이를 염두에 두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위별 질환을 하나씩 다뤄보려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수술을 받으신 뒤에 왜 다시 아파지는지를 먼저 다루겠습니다.
오늘 내용 정리
40대부터 60대까지 근골격계 질환은 외래 진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나며, 60대에는 다섯 번 중 한 번꼴입니다. 어깨는 50대에, 무릎·골다공증은 60대에 본격화되고, 오십견·회전근개·척추관협착증은 40~50대를 지나며 여성 환자가 더 많아지는 흐름을 보입니다. 다만 이 통계는 병원에 온 사람만 담고 있다는 한계를 함께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시면 지체하지 마시고 병원으로 가세요
-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급격히 둔해지는 경우
-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
- 외상 이후 통증이 시작된 경우
- 발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를 동반한 통증
- 밤에 누워 있을 때 오히려 심해지는 통증
-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
참고문헌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과 적절한 대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건강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신 후 내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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