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예방, 밖보다 집 안에서 더 많이 넘어집니다
넘어지는 일은 대부분 집에서 일어납니다
낙상이라고 하면 밖에서 미끄러지는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빙판길이나 계단 같은 곳이요.
그런데 실제로는 집 안에서 넘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낙상의 약 60%가 집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집은 익숙한 곳이라 조심하지 않게 되고, 문턱이나 미끄러운 바닥 같은 위험이 그대로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일하던 곳에도 골절로 입원하셨다가 퇴원 후 물리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분들이 오셔서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내 또 뿔라뭇다."
또라는 말이 들어갑니다. 처음이 아닌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어디서 넘어지는지, 균형을 스스로 확인하는 방법, 놓치기 쉬운 원인 하나, 그리고 어떤 운동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진료를 받아보십시오
- 최근 1년 사이 넘어지신 적이 있는 경우
- 걷다가 휘청하거나 균형을 잃은 적이 있는 경우
-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 특히 일어설 때
-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는 경우
- 발 감각이 둔해진 경우
- 시야가 흐려지거나 어두운 곳에서 잘 안 보이는 경우
첫 번째 항목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 번 넘어지신 분은 다시 넘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크게 안 다치셨더라도 넘어졌다는 사실 자체를 진료에서 말씀하십시오. 이야기하지 않으면 넘어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왜 위험한가
넘어지는 것 자체보다 그 결과가 문제입니다.
골절이 잘 생기는 부위는 손목, 발목, 고관절, 척추입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반사적으로 손을 짚으면 손목이 부러지고,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면 고관절과 척추에 충격이 갑니다.
그중 고관절 골절이 특히 위험합니다.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이 2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뼈가 부러져서가 아니라, 그 뒤에 오래 누워 지내게 되면서 근육이 빠지고 다른 문제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골다공증이 있으시면 위험이 배가됩니다. 가벼운 낙상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골다공증 진단 후, 하면 안 되는 동작이 있습니다에서 다뤘습니다.
집 안 어디가 위험한가
| 장소 | 위험 요인 |
|---|---|
| 화장실 | 젖은 바닥, 잡을 곳 없음, 문턱 |
| 방과 방 사이 | 문턱 단차 |
| 주방 | 물기, 높은 곳 물건 꺼내기 |
| 계단 | 조명 부족, 난간 없음 |
| 거실 | 전선, 카펫 가장자리, 흩어진 물건 |
| 침대 주변 | 밤중에 화장실 갈 때 어두움 |
| 현관·집 앞 | 신발 신을 때 한 발로 서기, 문턱, 고르지 않은 바닥 |
밤에 화장실 가시다 넘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잠이 덜 깬 상태, 어두운 조명, 일어설 때 어지럼증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손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화장실과 욕조에 손잡이 달기, 미끄럼 방지 매트 깔기, 문턱 없애기, 침실에서 화장실까지 밤에 켜지는 조명 두기, 바닥의 전선과 물건 치우기, 자주 쓰는 물건을 손 닿는 높이에 두기.
신발도 중요합니다. 발에 맞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을 신으십시오. 뒤가 트인 슬리퍼는 집 안에서도 위험합니다.
실제로 자주 넘어지시던 두 곳
제가 뵌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두 곳이 유독 자주 나왔습니다.
하나는 화장실입니다. 물기가 있는 바닥에, 잡을 곳은 없고, 옷을 입고 벗느라 한 발로 서는 순간이 생깁니다. 그리고 대개 혼자 계실 때 일어납니다.
다른 하나는 집 앞에서 신발을 신을 때입니다. 의외로 이 상황에서 넘어지신 분이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습니다. 한 발로 서서, 몸을 앞으로 숙이고, 손은 신발에 가 있고, 바닥은 마당이라 고르지 않습니다. 균형을 잡기 가장 어려운 조건이 한꺼번에 모입니다. 여기에 문턱 단차까지 있으면 더합니다.
대문 앞이나 현관에 앉아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드시는 것만으로도 위험이 줄어듭니다. 작은 의자나 평상 하나면 됩니다. 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있으면 더 좋습니다.
균형을 스스로 확인해보십시오
반드시 무언가를 잡을 수 있는 곳에서, 가능하면 다른 사람이 옆에 있을 때 하십시오. 벽이나 튼튼한 의자 옆이 좋습니다.
하나 — 한 발로 서기
한쪽 발을 들고 몇 초나 버티실 수 있는지 보십시오.
- 10초 이상 → 대체로 괜찮은 편
- 5초 미만 → 균형 능력이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양쪽 다 해보시고 차이가 큰지도 확인하십시오.
둘 — 의자에서 일어나 걷기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서 3미터쯤 걸어갔다 돌아와 다시 앉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보십시오. 손을 짚지 않고 하시는 것이 기준입니다.
오래 걸리거나 손을 짚어야 하신다면 진료에서 말씀하십시오.
셋 — 일어설 때 어지러운가
앉았다 일어나실 때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어지러우신 적이 있습니까. 이것은 혈압이나 약물 문제일 수 있어 그냥 넘기시면 안 됩니다.
이 확인들은 진단이 아닙니다. 다만 결과를 진료에서 말씀하시면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한 번 넘어지신 분은 또 넘어지십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내 또 뿔라뭇다"가 이 부분입니다.
한 번 넘어지신 분은 다시 넘어질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습니다. 넘어지게 만든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미끄러운 화장실 바닥, 어두운 조명, 떨어진 균형 능력, 드시는 약 같은 것들이요.
그런데 대부분 골절만 치료하고 원인은 그대로 두신 채 집으로 돌아가십니다.
수술이나 치료가 끝나면 다 해결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넘어진 자리는 그대로 있고, 오히려 입원 기간 동안 근육이 빠져 균형은 더 나빠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골절이 나은 뒤가 오히려 위험한 시기입니다.
수술 이후에 무엇이 남는지는 수술 후 재활, 잘 끝났는데 왜 다시 아플까요에서 다뤘습니다.
넘어져서 치료를 받으셨다면 반드시 이렇게 여쭤보십시오.
"다시 안 넘어지려면 뭘 해야 하나요?"
골절 치료와 낙상 예방은 다른 문제입니다. 물어보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놓치기 쉬운 원인 — 드시는 약
이것이 이 글에서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낙상을 다룰 때 운동과 집 환경은 많이 이야기되는데, 약물은 자주 빠집니다. 그런데 진료지침에서는 낙상을 겪은 분에게 복용 중인 약을 반드시 다시 검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어지럼증이나 졸음, 균형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약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여러 약을 함께 드시게 되는데, 약이 늘어날수록 이런 영향도 커집니다.
어떤 약이 문제인지는 여기서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필요해서 드시는 약을 임의로 끊으시면 더 위험합니다.
대신 이렇게 하십시오.
진료받으실 때 드시는 약을 전부 가져가시거나 목록을 적어 가시고, **"제가 요즘 어지럽고 휘청거리는데, 약 때문일 수도 있을까요"**라고 여쭤보십시오.
절대 스스로 판단해서 약을 줄이거나 끊지 마십시오. 반드시 처방하신 의료진과 상의하셔야 합니다.
여러 병원에서 약을 받고 계시다면 특히 중요합니다. 각 병원에서는 다른 곳 약을 모르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면 되나 — 운동 종류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근거가 비교적 뚜렷합니다.
2019년 코크란 리뷰는 지역사회에 사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연구들을 모아 분석했습니다. 낙상 예방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자료입니다.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운동 종류 | 낙상 감소 | 근거 수준 |
|---|---|---|
| 균형·기능 운동 | 24% | 높음 |
| 여러 종류를 함께 (균형 + 근력) | 34% | 중간 |
| 태극권 | 19% | 낮음 |
| 근력 운동만 | 확인 어려움 | — |
| 걷기 프로그램만 | 확인 어려움 | — |
| 춤 | 확인 어려움 | — |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세 줄입니다.
근력 운동만 하거나, 걷기만 해서는 낙상이 줄어드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걷기는 물론 건강에 좋습니다. 다만 넘어지지 않게 만드는 데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효과가 확인된 것은 균형 운동입니다. 그리고 균형 운동에 근력 운동을 더했을 때 효과가 가장 컸습니다.
리뷰에서 눈여겨볼 점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 대부분 선 자세에서 하는 운동이었습니다. 앉거나 누워서 하는 것보다 서서 하는 쪽이 균형과 일상 동작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둘, 의료 전문가가 처방한 경우에 효과가 더 컸습니다. 자기 상태에 맞는 운동을 받는 것과 아무 운동이나 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평가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이미 넘어지신 적이 있거나 균형이 많이 떨어져 있으시면, 혼자 하시다 오히려 넘어질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낙상 예방 운동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이 리뷰에서 운동의 부작용은 대체로 심하지 않았지만, 관절이나 근육 통증이 보고되었고 한 연구에서는 골반 피로골절이 보고되었습니다. 아무 부담도 없는 것은 아니므로, 통증이 생기면 그냥 참지 마시고 말씀하십시오.
근력이 함께 필요한 이유는 근감소증, 종아리 둘레와 인바디로 확인하는 법에서 다뤘습니다.
흔한 오해 — 넘어질까 봐 안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
한 번 넘어지신 뒤에 겁이 나서 활동을 줄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위험을 키웁니다.
안 움직이면 근육이 줄고, 균형 능력이 더 떨어지고, 그러면 넘어질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넘어질까 봐 더 안 움직이시게 됩니다.
이 순환에 들어가시면 몇 달 만에 눈에 띄게 나빠집니다.
넘어지는 것이 두려우신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그 두려움 때문에 안 움직이시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안전한 환경에서, 잡을 것을 두고, 가능하면 다른 사람이 있을 때 움직이시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셔야 합니다.
진료받으실 때 이 네 가지를 전달해 주세요
- 최근 1년간 넘어지신 적이 있는지 — 크게 안 다치셨어도 말씀하십시오
- 드시는 약 전부 — 목록을 적어 가시거나 약을 가져가십시오
- 어지럼증이 있는지 — 언제, 어떤 상황에서
- 집 구조 — 화장실 문턱, 계단, 손잡이 유무
1번을 말씀 안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시거나, 걱정을 끼치기 싫어서요. 그런데 이것이 다음 낙상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입니다.
오늘 내용 정리
- 넘어지는 일의 약 60%가 집 안에서 일어납니다
- 화장실과 집 앞에서 신발 신을 때가 특히 위험합니다
- 한 번 넘어지신 분은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다시 넘어지기 쉽습니다
- 고관절 골절은 1년 내 사망률이 2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한 발로 10초 버티기로 균형을 대략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 드시는 약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검토받으십시오
- 걷기나 근력 운동만으로는 낙상이 줄어드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효과가 확인된 것은 균형 운동이며, 근력 운동을 더하면 더 좋습니다
- 넘어질까 봐 안 움직이시면 오히려 위험이 커집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시면 지체하지 마시고 병원으로 가세요
-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급격히 둔해지는 경우
-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
- 외상 이후 통증이 시작된 경우
- 발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를 동반한 통증
- 밤에 누워 있을 때 오히려 심해지는 통증
-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
참고문헌
- Sherrington C, et al. Exercise for preventing falls in older people living in the community.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9;1(1):CD012424.
- Sherrington C, et al. Exercise for preventing falls in older people living in the community: an abridged Cochrane systematic review. Br J Sports Med. 2020;54(15):885-891.
- 노인 낙상 예방.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정보.
- 낙상 사고로부터 나를 지키자. 국민건강보험공단.
- 노인의 낙상. MSD 매뉴얼 일반인용.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과 적절한 대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건강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신 후 내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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