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요통, 누워 있어야 할까 움직여야 할까
삐끗한 다음 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허리를 갑자기 삐끗하면 며칠은 꼼짝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이 따라옵니다.
"누워 있어야 하나, 그래도 좀 움직여야 하나."
주변에서도 말이 갈립니다. 누가 봐도 아파 보이니 누워 있으라는 분이 있고, 그럴수록 움직여야 한다는 분도 있습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답은 조금 뜻밖입니다. 둘 다 아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초기 2주에 무엇을 하시면 좋은지, 그리고 왜 "적당히 평소대로"가 답인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런 증상이면 지체하지 마십시오
- 대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반대로 보기 어려워진 경우
- 항문이나 사타구니 주변 감각이 둔해진 경우
- 양쪽 다리에 동시에 힘이 빠지는 경우
- 다리에 힘이 빠지는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경우
- 넘어지거나 부딪히거나 무언가에 깔린 뒤 시작된 경우
- 열이 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면서 아픈 경우
- 밤에 누워 있을 때 오히려 더 아픈 경우
앞의 세 가지는 시간이 중요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하지 마시고 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십시오.
골다공증이 있으신 분은 크게 다치지 않아도 척추에 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키가 줄었거나 등이 굽는 정도가 심해졌다면 함께 말씀하십시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제가 뵌 분들 중 허리를 갑자기 삐끗해서 오시는 경우는 두 가지가 가장 많았습니다.
첫 번째는 미끄러지면서 중심을 잡으려다 삐끗한 경우였습니다.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데, 물기가 좀 있었는가 바닥에서 미끄러져가 병원에 실려갔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순간적으로 몸에 힘이 들어가는데, 그때 허리가 감당할 준비가 안 된 상태로 힘을 받습니다. 실제로 넘어지지 않으셨어도 다치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물건을 급하게 옮기시다가 삐끗한 경우였습니다. 가게를 하시던 분이 창고에서 물건을 정리하시다가 무거운 상자를 갑자기 들어 올리는 순간 "뚝" 소리가 났다고 하셨습니다.
무거운 것을 든 상태에서 몸을 비틀거나 방향을 확 트는 동작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리에 실리는 힘이 가장 커지는 조합입니다.
두 경우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웠다는 것입니다.
천천히 무거운 것을 드는 것보다,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힘이 실리는 쪽이 더 흔한 계기였습니다.
그래서 진료에서 "어쩌다 그러셨냐"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미끄러지신 것이라면 왜 미끄러지셨는지, 균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워 있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부분은 근거가 뚜렷합니다.
코크란 리뷰에서 10개의 무작위 연구, 총 1,923명의 자료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급성 요통 환자에게 "누워서 쉬라"고 조언한 경우와 "활동을 유지하라"고 조언한 경우를 비교한 것입니다.
결과는 활동을 유지하도록 조언받은 쪽이 통증과 일상 기능에서 조금 더 나았습니다.
그리고 오래 누워 계시면 그 자체로 문제가 생깁니다. 관절이 굳고, 근육이 빠지고, 골밀도가 떨어지고, 혈전이 생길 위험도 올라갑니다.
그래서 "며칠 푹 누워 계세요"라는 조언은 지금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억지로 운동하는 것도 답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뜻밖입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진행된 연구가 이 주제에서 자주 인용됩니다. 급성 요통으로 병원을 찾은 직장인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 이틀간 침상 안정을 한 그룹
- 허리를 움직이는 운동을 한 그룹
- 평소 하던 활동을 견딜 수 있는 만큼 계속한 그룹
그리고 3주와 12주 뒤에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세 번째 그룹이 가장 좋았습니다. 통증이 지속된 기간, 통증 강도, 허리를 굽히는 정도, 일할 수 있는 능력, 결근 일수까지 모두 앞섰습니다.
회복이 가장 느렸던 것은 침상 안정 그룹이었습니다.
그런데 운동 그룹도 평소대로 지낸 그룹보다 못했습니다. 연구진은 지나치게 걷거나 서 있는 것이 회복을 늦췄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즉 누워 있는 것도, 억지로 운동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평소 하던 일을 견딜 수 있는 만큼 이어가는 것이 가장 나았습니다.
그래서 초기 2주에 하실 일
"평소대로 지내되, 아플 만큼 하지 않는다"가 원칙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습니다.
| 하실 것 | 피하실 것 |
|---|---|
| 짧게 자주 움직이기 | 하루 종일 누워 있기 |
| 견딜 수 있는 범위에서 걷기 | 통증을 참으며 오래 걷기 |
| 30~40분마다 자세 바꾸기 | 한 자세로 오래 있기 |
| 평소 하던 가벼운 집안일 | 무거운 것 들기, 허리 굽혀 비틀기 |
| 물건은 몸 가까이서 들기 | 든 상태에서 몸통 비틀기 |
| 급할수록 한 박자 쉬고 움직이기 | 갑자기 힘주기 |
| 편한 자세로 잠깐씩 쉬기 | 운동을 새로 시작하기 |
마지막 줄이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허리 운동을 새로 시작하시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앞의 연구에서 운동 그룹이 오히려 못했던 이유가 여기 있을 수 있습니다.
운동은 급성기가 지난 뒤에 시작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어떤 방향의 운동이 맞을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부분은 허리 운동, 사람마다 맞는 방향이 다른 이유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리가 저리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같은 코크란 리뷰에서 한 가지 구분이 있었습니다.
허리만 아픈 경우와 달리, 다리로 내려가는 저림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누워 있는 것과 활동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누워 계시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래 누워 있을 때 생기는 문제는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리 저림이 함께 있다면 신경이 눌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특히 저린 범위가 점점 넓어지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면 미루지 마십시오.
다리로 내려가는 증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걷다가 쉬어야 한다면, 허리일까 혈관일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대부분 좋아집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두시면 마음이 놓이실 것입니다.
급성 요통은 대부분 몇 주 안에 좋아집니다. 특별한 치료 없이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서둘러 검사를 받으실 필요가 대개 없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위험 신호가 없다면, 처음 몇 주는 영상 검사 없이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입니다.
다만 이것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통증을 줄이는 방법을 쓰시면서 평소 활동을 이어가시는 것이 회복을 돕습니다.
몇 주가 지나도 좋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나빠진다면 그때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플 때 무엇으로 견디시나
통증이 심하면 움직이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통증을 줄이는 것도 회복의 일부입니다.
따뜻하게 하는 것과 차갑게 하는 것 중에서는 본인에게 편한 쪽을 쓰시면 됩니다. 어느 한쪽이 확실히 낫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약에 대해서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 다른 약을 드시고 계시거나 위장, 신장에 문제가 있으신 경우 선택이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 특정 약을 권해드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통증을 줄이는 목적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진료받으실 때 이 네 가지를 전달해 주세요
- 어떻게 시작됐는지 — 무엇을 하다가 그랬는지 구체적으로
- 다리로 내려가는 증상이 있는지 — 있다면 어디까지
- 어떤 자세가 편하고 어떤 자세가 힘든지
- 이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지 — 있다면 얼마 만에 좋아졌는지
4번을 놓치기 쉽습니다. 반복되는 요통인지 처음인지가 접근을 나눕니다.
그리고 1번을 자세히 말씀하십시오. "그냥 삐끗했다"보다 "미끄러지면서 중심 잡다가", "물건 들고 돌다가"처럼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는 편이 훨씬 유용합니다.
오늘 내용 정리
- 누워서 쉬는 것보다 활동을 유지하는 쪽이 조금 더 나았습니다
- 오래 누워 있으면 관절이 굳고 근육이 빠지는 문제가 따라옵니다
- 그런데 억지로 운동한 그룹도 평소대로 지낸 그룹보다 못했습니다
- 답은 평소 하던 일을 견딜 수 있는 만큼 이어가는 것입니다
- 이 시기에 허리 운동을 새로 시작하시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 다리 저림이 함께 있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 대부분 몇 주 안에 좋아지며, 초기에 서둘러 검사할 필요는 대개 없습니다
- 미끄러지거나 물건을 든 채 몸을 트는 순간이 흔한 계기이니 그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십시오
이런 증상이 있으시면 지체하지 마시고 병원으로 가세요
-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급격히 둔해지는 경우
-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
- 외상 이후 통증이 시작된 경우
- 발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를 동반한 통증
- 밤에 누워 있을 때 오히려 심해지는 통증
-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
참고문헌
- Dahm KT, et al. Advice to rest in bed versus advice to stay active for acute low-back pain and sciatica.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0;(6):CD007612.
- Malmivaara A, et al. The Treatment of Acute Low Back Pain — Bed Rest, Exercises, or Ordinary Activity? N Engl J Med. 1995;332:351-355.
- Diagnosis and Treatment of Acute Low Back Pain. Am Fam Physician. 2012;85(4):343-350.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과 적절한 대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건강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신 후 내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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