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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목

허리 엑스레이, 간격이 좁아졌다는 말의 뜻

발행 2026-08-13수정 2026-08-13읽는 시간 9

간격이 좁아졌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대개 엑스레이를 먼저 찍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듣고 나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뼈 사이 간격이 좀 좁아졌네요." "협착증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말을 들으신 분들이 저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신 것이 두 가지였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냐는 것과, 그러면 방법은 없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에서 그 두 가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런 증상이면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래에 해당하시면 엑스레이 소견과 관계없이 바로 진료가 필요합니다.

  • 다리에 힘이 빠지는 정도가 눈에 띄게 심해지고 있는 경우
  •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
  • 항문이나 사타구니 주변 감각이 둔해진 경우
  •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통증이 시작된 경우
  • 열이 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면서 허리가 아픈 경우
  • 밤에 누워 있을 때 오히려 더 아픈 경우

이런 증상들은 영상에 보이는 퇴행성 변화가 아니라 다른 문제를 시사합니다. 미루지 마십시오.


간격이 좁아졌다는 것은 무엇인가

척추뼈 사이에는 디스크(추간판)라는 조직이 끼어 있습니다. 충격을 흡수하고 뼈끼리 부딪히지 않게 해주는 완충재입니다.

엑스레이에는 이 디스크가 찍히지 않습니다. 뼈만 하얗게 나오고 디스크 자리는 까맣게 비어 보입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을 보고 디스크 상태를 짐작합니다. 간격이 넉넉하면 디스크가 두께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고, 좁아져 있으면 디스크가 얇아졌다고 보는 것입니다.

즉 "간격이 좁아졌다"는 말은 디스크가 얇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뜻입니다. 뼈 자체가 닳았다는 말이 아닙니다.

디스크는 수분을 많이 머금은 조직인데, 나이가 들면서 수분이 빠지고 탄력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두께도 함께 얇아집니다. 이것을 디스크 퇴행이라고 부릅니다.


나이가 들면 대부분 나타나는 소견입니다

여기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람들의 영상을 모아 분석한 연구가 있습니다. 3,110명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고찰인데, 결과가 이랬습니다.

나이 디스크 퇴행이 발견된 비율
20세 37%
80세 96%

80세가 되면 허리가 안 아픈 사람도 열에 아홉 이상에서 퇴행 소견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비율은 50세를 지나며 뚜렷하게 올라갑니다.

머리가 세고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척추에도 세월의 흔적이 남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변화가 병이라기보다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 가깝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러니 "간격이 좁아졌다"는 말을 들으셨다고 해서 특별히 나쁜 상태라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40대 이후라면 흔한 소견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곤란합니다. "영상은 다 소용없다"는 말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50세 이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엑스레이와 요통 여부를 함께 조사한 연구에서는, 간격이 좁아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요통을 겪었다고 답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좁아진 정도가 심할수록 그 관련성이 강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갈립니다.

이미 만성 요통을 겪고 계신 분 439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간격이 좁아진 정도가 통증의 세기나 생활 불편 정도와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두 연구를 함께 놓으면 이렇게 정리됩니다.

  • 간격이 좁아진 분들 중에 허리가 아픈 분이 조금 더 많기는 합니다
  • 다만 얼마나 좁아졌는지가 얼마나 아플지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엑스레이만 보고 "이 정도면 많이 아프시겠네요"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심하게 좁아졌는데 잘 지내시는 분이 있고, 조금 좁아졌는데 많이 힘드신 분이 있습니다.


"협착증이라더라"는 말은 조금 다릅니다

엑스레이를 보고 협착증이 있다는 말씀을 들으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 엑스레이만으로 척추관협착증을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진 상태인데, 그 통로 안쪽은 엑스레이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엑스레이로는 뼈가 자란 정도, 간격, 정렬 상태 정도를 보고 협착이 있을 가능성을 짐작합니다. 실제로 얼마나 좁아졌는지 확인하려면 MRI나 CT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협착증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정도로 받아들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리고 진단보다 중요한 것이 증상입니다. 걸을 때 힘든지, 앉으면 편해지는지 같은 것들이요.

이 부분은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 앉을 때와 걸을 때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러면 방법은 없나요

두 번째로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는 오해가 하나 섞여 있습니다.

얇아진 디스크를 다시 두껍게 만드는 방법은 없습니다. 광고에서 어떤 이야기를 보셨더라도, 이미 진행된 퇴행을 되돌리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방법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간격이 얼마나 좁아졌는지와 얼마나 아픈지는 따로 갑니다. 그렇다면 통증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이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정도로 간격이 좁아졌는데 한 분은 잘 지내시고 한 분은 힘드시다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실질적인 접근입니다. 몸통을 지탱하는 근육의 상태, 하루 중 자세, 활동량, 어떤 동작에서 증상이 나빠지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것에 매달리기보다, 바꿀 수 있는 것을 찾는 편이 낫습니다.

무엇을 바꾸실지는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특히 허리는 사람마다 편해지는 방향이 반대인 경우가 있어, 확인 없이 인터넷 운동을 따라 하시면 오히려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허리 운동, 사람마다 맞는 방향이 다른 이유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진료받으실 때 이 네 가지를 전달해 주세요

엑스레이 결과를 들으신 뒤에 무엇을 물어보실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다음 네 가지를 준비해 가시면 대화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1. 언제 가장 아픈지 — 앉아 있을 때인지, 걸을 때인지, 아침인지
  2. 다리로 내려가는 증상이 있는지 — 저림이나 당김이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3. 쉬지 않고 얼마나 걸을 수 있는지 — 예전보다 짧아졌는지
  4. 지금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 이 질문을 꼭 하십시오

4번이 핵심입니다. 진단명을 듣는 것으로 끝내지 마시고, 그다음에 무엇을 하면 되는지를 물어보셔야 합니다. 짧은 진료 시간이라도 이 질문 하나면 방향이 잡힙니다.


오늘 내용 정리

  • "간격이 좁아졌다"는 것은 디스크가 얇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뜻입니다
  • 나이가 들면 흔하게 나타나며, 80세에는 안 아픈 사람도 대부분에서 발견됩니다
  • 간격이 좁아진 분들 중에 요통이 있는 경우가 조금 더 많기는 합니다
  • 다만 얼마나 좁아졌는지가 얼마나 아플지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 엑스레이만으로 척추관협착증을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얇아진 디스크를 되돌리는 방법은 없지만, 바꿀 수 있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 Brinjikji W, et al.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Imaging Features of Spinal Degeneration in Asymptomatic Populations. AJNR Am J Neuroradiol. 2015;36(4):811-816. 원문 보기
  • Pye SR, et al. Radiographic features of lumbar disc degeneration and self-reported back pain. J Rheumatol. 2004. 원문 보기
  • Associations between disc space narrowing, anterior osteophytes and disability in chronic mechanical low back pain: a cross sectional study. 원문 보기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영상 소견의 해석은 증상과 진찰을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 허물리 · 물리치료사 (경력 10년)

이런 증상이 있으시면 지체하지 마시고 병원으로 가세요

  •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급격히 둔해지는 경우
  •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경우
  • 외상 이후 통증이 시작된 경우
  • 발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를 동반한 통증
  • 밤에 누워 있을 때 오히려 심해지는 통증
  •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과 적절한 대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건강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신 후 내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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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리

물리치료사 · 경력 10년 · 가정의학과 의원 근무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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